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도입한 고급 스마트폰을 그리워한 사용자라면 LG의 대표제품 G5를 반길 것 같다.
G5는 슬라이드 방식의 탈착식 배터리를 특징으로 내세운 제품이다. 탈착식 배터리는 가장 흥미로운 특징이라기보다는 가장 확실하게 관심을 유발하는 점이다. LG는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다른 선택을 내렸고, 이 점이 대부분의 관심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배터리라는 눈에 보이는 차이점을 제외하고도, 고급 스마트폰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모델일까?"하는 것이다.
배터리
첫 번째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사용자가 직접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멸종 위기종' 신세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탈착식 배터리를 포기한 삼성 갤럭시 6가 마지막이었다. 지난 수년 동안 휴대폰 배터리 사용 시간은 꾸준히 증가했다. 그렇지만 평균 이상으로 사용할 경우, 하루를 꼬박 사용할 수 없다. 또 '평균'의 의미가 쟁점이 되어왔다.
물론 탈착식 배터리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단점이 많았다. 예를 들어, 모토로라 드로이드의 경우 사용자가 플라스틱 소재의 후면 케이스를 비틀어 열어야 했다. 또 탈착식 배터리를 채택할 경우 전용 배터리와 충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설계 비용이 추가되고, 이 비용을 고객이 부담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어쨌든 외부 충전기는 불편하지만, 저렴한 유니버셜 장치다.
LG는 G5 배터리 엔지니어링에 능력을 발휘했다. 스마트폰 아래의 왼쪽 끝에 있는 작은 버튼을 누르면, 얇은 2,800mAh 배터리가 장착된 하단부(아래턱 부분)가 튀어나오며 열린다. 아주 빨리 손쉽게 배터리를 빼고, 새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었다.
대부분 상황에서는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 테스트에 따르면, LG 제품의 통화 시간은 하루 동안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4시간이기 때문이다(삼성 갤럭시 S7과 동일).
LG는 출시를 기념해, 5월 2일까지 다양한 통신 업체를 통해 무료로 예비 배터리와 충전 크래들을 제공하고 있다. 예비 배터리와 충전기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참고로 수영장이나 욕실에서 전화기를 사용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일부 스마트폰 모델과 달리 G5는 방수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탈착식 배터리가 원인일 수 있다.
배터리를 제거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쥔 느낌은 조금 이상했다. 비어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G5는 금속 소재의 튼튼한 구조를 자랑한다. 배터리라는 중요한 내부 부품을 뺀 상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G5가 배터리 부분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보여준다.
LG의 엔지니어들은 아래턱 부분을 빼 낼 수 있는 간편성 외의 다른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현재 B&H에서 70달러에 예약 주문할 수 있는) 애드온 장치인 캠 플러스(Cam Plus)를 예로 들 수 있다. 캠 플러스는 교체해 장착할 경우,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는 아래턱 부분이다. 셔터 버튼과 카메라의 줌 기능을 조정하는 스크롤 휠로 구성되어 있다.
카메라 모듈을 결합하자, 한 손으로 스마트폰의 균형을 잡기 힘들 정도의 무게가 추가됐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쥐었다. 그러자 엄지손가락이 스크린에 닿았다. 그러면서 의도치 않게 카메라를 조작하게 됐다.
이외에도 뱅앤드올룹슨 플레이(Bang & Olufsen Play)의 하이파이 플러스(Hi-Fi Plus)라는 액세서리를 제공한다. 고급 오디오 장치 제조사가 개발한 고급 DAC(Digital-to-Analog Converter) 애드온 장치인데, 지난해 제품 공개 행사에서 잠깐 경험한 것을 비춰보면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하이파이 플러스 가격 역시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스마트폰 자체
배터리로 큰 관심이 쏠렸지만, G5 자체는 삼성 갤럭시 7 제품군과 비교했을 때 실망에 가까웠다.
G5의 화면 크기는 5.1인치인 삼성보다 큰 5.3인치다. 당연히 휴대폰 전반적인 크기도 5.9x2.9x0.3인치로 5.6x2.75x0.3인치인 삼성보다 조금 크다. 왼쪽에는 볼륨 조절 버튼, 오른쪽에는 SIM/마이크로-SD 장착부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뒷면 2개의 메인 카메라 바로 아래에 전원 스위치 겸 지문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뒤에 더 자세히 설명). 무게는 5.6온스다. 참고로, 갤럭시 7은 5.3온스다.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 820 쿼드코어 칩, 4GB 내장 RAM, 32GB 스토리지, 이론적으로는 최대 2TB까지 지원하는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을 탑재했다(아직은 시중에서 2TB 용량을 지원하는 마이크로SD 카드를 살 수 없음). 처리 성능과 속도는 갤럭시 시리즈와 유사한 수준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6.0.1 마시멜로우이고, 당연히 블루투스, 와이파이, NFC 무선을 지원한다. 충전 및 USB 연결 포트는 USB-C 1개다.
구글 넥서스 5X와 6P, 화웨이가 내놓은 흥미로운 제품 아너(Honor) 5X도 G5처럼 지문 센서 뒷면에 있다. 그러나 G5는 전원 스위치까지 후면에 배치했다. 일상 생활에서는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좋은 위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운동 등 전화기를 쥐지 못하고 '터치'만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언제든지 안드로이드 PIN이나 패턴을 이용할 수는 있다.
빌드 품질과 인체공학적 디자인은 다른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못 미친다. 전화기를 쥐고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자 엄지손가락이 볼륨 조절부 위에 머물러 다소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또 탈착식 배터리를 채택한 결과로 추정하지만, 후면 주변에 금속 소재의 가는 선이 있다(안테나로 추정). 전화기를 쥘 때는 도움이 되지만 곡선 부분의 부드러운 완성도에는 방해가 된다.
G5 IPS 스크린의 해상도는 2560x1140픽셀, 밀도는 554ppi다. LG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우수하다. 그러나 밀도가 640ppi인 삼성 슈퍼 AMOLED에 못 미치는데, OLED 화면이 IPS 화면보다 훨씬 선명하고, 검은색을 풍부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카메라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전면과 후면에 각각 1개씩 카메라 2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G5에는 전면에 1개, 후면에 2개로 총 3개의 카메라가 있다. 후면 카메라 중 하나의 화소와 조리갯값은 각각 1,600만 픽셀과 f/1.8이다. 다른 하나는 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135도)로, 조리개는 f/2.4로 훨씬 넓게 촬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화소와 조리개 품질이 다른 카메라보다 떨어진다.
LG는 동시에 단점을 극복하는 기능 몇 가지를 지원한다. 광각 카메라를 이용하면서 피사체를 확대할 경우, G5는 자동으로 화소가 높은 카메라가 촬영하게 만든다. 또 카메라 2개 또는 3개를 동시에 이용해 화면 분할 촬영을 할 수 있다. 즉 셀카와 함께 광각 카메라나 일반 카메라로 다른 사람의 반응을 촬영할 수 있다. 또 전화기가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볼륨 낮춤 버튼을 2번 눌러 빠르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셀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동작이나 얼굴 인식, '김치' 등 다섯 단어 중 한 단어를 이용한 음성 명령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유명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각자의 방법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설계한다. LG는 앱 보관함(App Drawer)을 없애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G5에는 앱을 모두 집어넣을 장소가 없다. iOS처럼 모든 앱이 화면에 표시된다. 다행히 앱을 한데 묶어 폴더로 정리할 수 있다.
홈 화면 왼쪽에 '스마트 불리틴(Smart Bulletins)'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피트니스 앱인 LG 헬스, 달력, 음악 플레이어, 위치, 상황에 기반을 둔 시스템 설정, 글림프스(Glympse) , 에버노트(Evernote) 업데이트가 위치했다.
또 설정 메뉴가 네트워크, 소리 및 알림, 디스플레이, 일반의 4개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안드로이드처럼 계속해서 메뉴를 뒤지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뒤로 가기, 홈, 메뉴 버튼을 입맛에 맞게 맞춤화할 수 있다.
리뷰에 사용한 AT&T 버전에는 블로트웨어가 많았지만 대부분 사용 중지 상태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삭제는 불가능했다. AT&T는 YP 옐로우 페이지 앱, 플렌티(Plenti) 리워드 프로그램, 우버(Uber) 등 15개 앱을 제공한다. 또 AT&T 디렉트 TV 가입 페이지가 연결될 것이다. 디렉트 TV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이 기능을 꺼야 한다(화면에 가입을 유도하는 설정이 있음).
결론
G5 무약정 구매 가격은 통신사마다 다르다. 미국에서는 최고급 모델을 기준으로 한 대략적인 가격이 AT&T와 T-모바일, 버라이즌, 스프린트 각각 689달러, 630달러, 624달러, 576달러다.
탑재한 기능과 경쟁 제품과의 비교만으로 스마트폰을 리뷰한다면, LG G5는 최고의 스마트폰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적절한 프로세서, 혁신적인 카메라, 소프트웨어, 독창적인 배터리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 중 하나라도 ‘너무나 끌리는 기능’이라면 G5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더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G5는 경쟁 제품만큼 탁월하지 않으며, 빌드 품질이 조금 떨어지고, 앱 보관함이 없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탈착식 배터리를 위해 방수 기능을 포기한 것은 실용적이지 못한 선택이라고 본다.
몇백 달러, 아니 100달러만 저렴해도 LG G5에 손을 내밀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G5의 가격대, 경쟁 제품의 품질을 고려하면, 더 나은 선택이 존재한다. editor@itworld.co.kr
Read more: http://www.itworld.co.kr/news/98726#csidx3284ecdf7dc83b99a448b8151725e1f
Copyright © Lin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