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구글은 여러 가지 멋진 전자 제품을 발표했다.
'#MadeByGoogle'라는 해시태그로 홍보한 이 행사에서 발표한 제품은 음성 인식형 디지털 비서 구글 홈(Google Home), 픽셀 브랜드를 단 주력 제품 스마트폰 2종, 4K 영상을 지원하는 크롬캐스트 울트라(Chromecast Ultra), 구글 와이파이(Google Wi-Fi), 픽셀 스마트폰용 VR 헤드셋이다. 구글은 버라이즌, 베스트바이, 구글 플레이 등 평상시와 같은 유통 채널을 통해 이들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렇게 요약하면 구글이 마치 소비자용 전자 제품 사업을 하는 회사 같다.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물론, 이번에 발표된 신제품에는 일반 사용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기능이 탑재됐다. 그러나 동시에 구글이 기존 비즈니스의 수익을 증대하고, 새로운 사업 부문을 만들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대하는 역할을 할 제품인 것도 사실이다. 개인 비서인 구글 홈은 검색 엔진보다 사용자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지난 9월 구글은 하드웨어 협력사를 발표했는데, 여기에서 구글 브랜드를 달고 플레이 스토어와 유통 채널에서 판매될 제품군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파트너 협력 관계의 성격이 바뀌었다. 구글 엔지니어는 협력사 엔지니어와 직접 협업해 특정 애플리케이션용 장치를 디자인하고 엔지니어링 했다. 이런 맞춤형 하드웨어는 단기적으로 대량 상용 하드웨어(Commodity hardware)보다 성능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상용 하드웨어의 성능이 높아지고, 가격이 인하되면서 맞춤형 하드웨어의 수요를 없애 버린다.
구글의 관점에서 이들 제품을 평가했을 때, 구글 서비스가 '#MadeByGoogle' 해시태그를 강조해야만 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구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 하드웨어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구글 홈

사진 속 구글 홈은 매력적인 화분 모양의 개인 비서다. 스트리밍 음악 음향 시스템 기능도 갖췄다. 아마존 알렉사와 마찬가지로 700억 개의 구글 인터넷 정보를 토대로 질문에 직접 대답을 할 수 있고, 조명을 켜는 등 홈 컨트롤 기능도 갖고 있다. 또 우버를 호출하는 등 사용자의 명령을 실행할 수 있다.
또 구글 클라우드 기반 머신 학습 시스템으로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프런트 엔드 시스템이기도 하다. 구글 홈은 반응형 장치라서 사용자의 말을 알아듣고, 배경에서 잡음을 걸러낸다. 지연 시간도 거의 없다. 사용자의 대화 일부를 구글 클라우드에 보내 해석한 후 대응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구글 홈에는 픽셀 스마트폰에도 도입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되어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개별 개발자가 자신만의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개발할 수 있는 공개 머신 학습 API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구글은 내년에 구글 어시스턴트 SDK를 출시할 계획이다. 다른 소비자 가전 또는 전자 제품 제조업체들이 각자의 제품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구글 CEO 순다 피차이는 구글이 '모바일 우선' 회사에서 'AI 우선' 회사로 변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우선이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넘어 다른 기계와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러려면 픽셀 스마트폰이나 구글 홈 같은 장치에서 대화 에이전트가 실행되어야 한다. 개발자들이 SDK로 냉장고와 진공청소기, 자동차에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할 수 있다.
구글 홈은 안정적이며 반응성이 높은 플랫폼이다. 스마트폰보다 개인 비서에 더욱 적합하다. 항상 전원이 연결되어 있고, 덕분에 상시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용 하드웨어로 사용자의 음성을 해석해 반응한다.
구글 홈 데모에서는 로컬 환경에서 대화가 발생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글 클라우드의 머신 학습 시스템과 대화를 통해 사용자를 이해하고 반응한다.
구글 검색 엔진이 머신 러닝 기술로 사용자 검색 요청을 해석하고 검색 내역을 바탕으로 더욱 연관성 높은 결과를 제시하듯, 구글 홈과 안드로이드에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도 머신 러닝으로 사용자의 요구를 더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대답을 찾아낸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구글은 머신 러닝을 활용해서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광고를 찾아 제시할 수 있다. 어쩌면 무료 서비스를 수익화할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구글 홈은 사용자의 집에서 (검색보다 유용한) 여러 맥락 정보를 통해 학습한다. 구글 홈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개인 비서가 될 수 있다면, 그 집에서 사는 가족의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어떤 광고가 더 큰 영향력을 미칠지 예측하게 될 것이다.
구글 픽셀과 픽셀 XL
각각 5인치와 5.5인치인 픽셀, 픽셀 XL 스마트폰은 2가지 목적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졌다. 첫째, 픽셀은 구글이 스마트폰 전문 시장에 진입하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픽셀은 유려한 디자인, 유리와 금속이 섞인 소재를 자랑하는 최고의 주력 스마트폰이라는 인상을 준다. 다른 유명 스마트폰처럼 카메라 성능도 뛰어나다. 카메라 벤치마크 사이트 DxOMark에서 89점이라는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GSM 아레나에서 공개한 카메라 사양은 엔지니어링이 잘 된 제품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최고의 부품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다.

구글 픽셀은 데이드림 뷰(위 사진) 헤드셋에 끼워 넣을 수 있는 첫 번째 데이드림 지원 VR 스마트폰이다. 픽셀은 데이드림 뷰에 최적화됐다. 지연 시간이 거의 없는 자이로스코프 IMU(Inertial Measurement Unit)이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을 추적하고, 고성능 퀄컴 스냅드래곤 821 SoC가 사용자의 머리 방향에 맞춰 화면에 재현되도록 가상현실 영상을 처리한다.
이 밖에도 가상현실 앱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과 값비싼 고성능 부품에 많은 투자를 한 인상이다. 통상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구글처럼 값비싼 가상현실 분야나 가상현실 지원 부품에 투자하지 않는다.
구글 와이파이와 크롬캐스트 울트라
구글 와이파이와 크롬캐스트 울트라는 함께 설명해야 한다. 가정에 음악과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소비자 전자 제품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가정용 와이파이 라우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또 설정 방법도 어렵다.
구글이 컴캐스트(Comcast) 같은 케이블 회사를 지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 있는 노래, 영상, 유튜브의 영상 콘텐츠를 더 많이 스트리밍하는 것이 구글의 목표다.
게다가 HD 콘텐츠가 울트라 HD 4K 해상도, 3D VR 영상 콘텐츠로 진화하면서 네트워크 워크로드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대부분은 자신에게 맞는 라우터를 구입해 설정하고, 와이파이 신호를 골고루 강하게 보낼 수 있는 장소에 배치하는 방법을 모른다.
구글 와이파이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이 치열한 라우터 시장에서 작은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존 라우터 회사 제품과 다르다. 구글에는 사용자 대신 네트워크 설정과 구성, 신호 분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이유가 있다. 더 빠르고 품질 좋은 와이파이 신호를 고르게 전달해야 사용자가 각종 영상이나 노래, 유튜브를 스트리밍할 것이고, 그래야 일반 라우터 회사보다 더욱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와이파이는 자동으로 액세스 포인트 여러 개를 구성한다. '스마트'한 네트워크 어시스트(Network Assist) 네트워크 관리 기능은 와이파이 혼잡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용자를 신호가 가장 좋은 와이파이 포인트에 연결하는 것이다.
크롬캐스트 울트라는 이런 새로운 네트워크 시스템에 잘 부합한다. 2세대 크롬캐스트보다 성능이 2배 이상 향상되어 최신 고해상도 TV와 데이드림 VR 헤드셋에서 즐길 수 있도록 4K 영상을 스트리밍한다.
구글은 애플이나 컴캐스트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수십억 사용자가 다양한 화면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상현실에 몰입하도록 움직인다. 지금 당장은 이러한 환경에 적합한 하드웨어 최적화에 집중하는 것이다. 성공할 경우, 수많은 IT 하드웨어 업체들이 구글이 만들어 놓은 환경을 지원하는 장치를 구현하고 구글의 생태계를 넓혀 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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