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10K 파일서 "기밀 누설은 회사 명성과 수익에 악영향"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애플은 '비밀주의'로 유명하다. '놀라움과 즐거움'이 애플이 추구하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경쟁사나 애널리스트, 언론이 몰랐던 것을 공표하고 그 놀라움을 즐기는 애플 팬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최근 애플의 비밀주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 9월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내놓은 아이폰 X는 공개 수개월 전부터 여러 사이트에서 얼굴인식 기능 등 각종 기밀이 나돌기 시작했다. 급기야 중국의 알리바바 등지에는 출시 한 두 달 전에 이미 아이폰 X의 원형이라는 모델 사진이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이는 대부분 아시아 지역의 부품 공급업체들로부터 새어나간 정보에 기초한 것이었다.

애플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재무보고서 격인 10K 파일에서 "기밀 유출이 궁극적으로 애플의 명성이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부품업체들은 이런 누출을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6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애플의 사업은 공급업체 및 기타 제3자와 기밀정보를 공유하도록 요구받는다"면서 "회사는 제3자에게 제공하는 기밀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하지만 이 조치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 본사는 정보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사용하지만, 공급업체들은 동일한 수준의 보안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보고서는 "애플의 건강 관련 데이터는 추가적인 개인정보 보호, 통지 위반 요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이를 준수했는지에 대한 정부 당국의 감사를 받을 수도 있다"며 기밀 누출 때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기밀 누설을 애플 공급업체들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달 자사의 한 엔지니어를 해고했다. 이 엔지니어의 딸이 아버지가 회사에서 가지고 온 아이폰 X를 자신의 소셜 사이트에 동영상으로 올려 기밀을 누설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아이폰 X 출시 직전 주말에는 미발표된 기밀 아이폰 X 소프트웨어 관련 링크들이 레딧에 게시되기도 했다. 이 파일에는 애플 새 아이폰의 이름이 아이폰 X가 될 것이며, 배너 기능 중 하나인 애니모지 등에 관한 정보들도 포함됐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누가 URL을 게시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애플 직원이나 파트너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공개 아이폰X 올린 애플 엔지니어의 딸 [유튜브 캡처]
미공개 아이폰X 올린 애플 엔지니어의 딸 [유튜브 캡처]

kn020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1/07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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