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툰업체 글로벌 진출 기회 확대…스페인어 서비스로 서구권도 공략

(성남=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장현수(44) NHN코미코 대표는 27일 한국 웹툰을 일본 현지에 수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비결로 철저한 현지화(로컬라이징)를 꼽았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판교 NHN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내부적으로 전문팀을 구성해 단순히 번역에 그치지 않고 최대한 일본 유저에 맞춰 로컬라이징을 진행했다"며 "그랬기 때문에 한국 작품이 일본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매출을 올릴 수 있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NHN코미코는 지난 2013년 10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 지난해 11월 유료화를 개시했다.

NHN코미코 장현수 대표 [NHN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지금까지 한국 작품 80개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수출했다. 이 중 '낮은 곳으로'와 '11년 후 우리는' 등 다수 한국 작품이 일본 인기 순위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그는 "문화적으로 납득이 잘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먼저 충분히 해석한 뒤에 소위 '컬쳐라이징'을 진행한다"며 "다른 업체는 번역 업체를 쓰는 상황이라 적극적인 로컬라이징은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읽는 방향에 따라 말풍선을 수정하고, 작중 배경 등도 현지 사정에 맞게 조금씩 다듬는 식이다.

이미 한게임 시절부터 일본 현지화에 대한 경험이 쌓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장 대표는 말했다.

장 대표는 또 "기존 단행본 만화의 문법이 일본의 자존심이다 보니 처음엔 굉장히 힘들었다"면서 "이제는 일본의 젊은 유저층들이 보기 편한 웹툰 플랫폼을 점점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 작가들이 만화에 색을 입히고 세로 스크롤 방식으로 그려주면서 유저들도 웹툰의 문법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며 "이제는 거의 모든 만화 업체에서 컬러 스크롤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에서 웹툰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은 코미코밖에 없다"면서 업계 선두를 자부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 전체 만화 시장은 4천454억엔 규모로 집계됐고, 이 중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정도로 장 대표는 추산했다.

NHN코미코는 현재 일본과 한국, 대만, 태국 등에서 총 278개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고, 이 중 각국 공통 서비스 작품이 61개다. 최근에는 스페인어 서비스를 시범 개시, 미국 시장 공략도 노리고 있다.

앞으로 해외로 수출되는 국내 웹툰의 숫자를 지금보다 훨씬 더 늘릴 방침이다.

장 대표는 앞서 이날 30여개 국내 웹툰 업체를 초청해 가진 사업설명회에서 "한국 웹툰은 일본 시장에서도 매력적인 IP(지적재산)로 각광받고 있다"며 "작품 수급 외에도 한국 작가와 직접 계약하거나 제작사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다수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27 17: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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