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새로 내놓은 인공지능 메신저 알로를 써 봐야 할까? 답은 ‘그렇다!’다.

메신저로서의 알로는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다른 메신저와 특별히 구분되는 부분이 없다.

그러나 알로를 매일같이 쓸 만한 한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메신저 앱은 수십 가지가 존재하고, 모두 고유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들만 해도 최근 아이메시지 앱으로 다채로워진 애플 아이메시지와 iOS용 알로 사이에서 고민할지 모른다. 그러면 구글의 새로운 메신저 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 아이메시지와 알로를 비교해보자.


아이메시지가 알로보다 우수한 이유
애플의 아이메시지 서비스와 메신저는 일반적으로 구글 알로보다 더욱 우아하고 세련되고 느낌 있다. “인비저블 잉크(invisible ink)”, “젠틀(gentle)”, “라우드(loud)”, “slam(슬램)” 등 최근 출시된 기능들은 아이메시지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반대로 알로는 위스퍼샤우트(WhisperShout)라는 텍스트 크기 조정 기능밖에 없다. 손가락을 보내기 버튼을 올리거나 내려서 위스퍼샤우트를 사용할 수 있다.

맥 사용자들은 데스크톱에서도 아이메시지를 쓸 수 있다. 맥 버전 아이메시지는 모바일 버전과 매끄럽게 통합된다. 필자는 맥북 프로, 아이패드, 아이폰을 통해 아이메시지를 쓰고 있다. 안타깝게도 알로는 아이폰에서만 쓸 수 있었다.

아이메시지는 두 명의 사용자들 간에 강력한 메시지 암호화가 기본설정으로 자동으로 적용되어 특별한 조치 없이도 엔드투엔드 암호화로 더욱 안전하다.

전 CIA 엔지니어였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알로를 쓰지 말라고 권한다.

물론, 알로에서도 시크릿 모드(Incognito)를 선택해 엔드투엔드 암호화를 선택할 수 있다.

구글은 이전에는 오직 사용자 메시지만 자체 서버상에 저장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출시 시점에는 사용자가 직접 삭제하거나 시크릿 모드로 처음에 보내지지 않은 메시지는 모두 저장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구글의 서버에 영원히 모든 메시지 내역을 남기게 될 것이다. 또, 대화 내역은 사법기관과 NSA에게 제공될 수도 있고 언젠간 해커도 손에 넣게 될 수 있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구글은 시그널 프로토콜(Signal Protocol)을 엔드투엔드 암호화에 사용하므로, 알로 사용자 두 명이 시크릿 모드로 대화할 경우 아주 훌륭한 암호화가 된다.

또, 다른 사람과의 대화 내역은 수동으로 삭제할 수 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와 나눈 대화는 삭제할 수 없다. 저장된 데이터가 어시스턴트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시크릿 모드에는 어시스턴트나 스마트 리플라이(Smart Reply)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필자가 아는 바에 의하면 어시스턴트 대화 데이터도 삭제할 수 없게 했다.

마지막으로 애플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체적 접근방식이 아주 뚜렷하지만, 이에 비해 구글은 뒤죽박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애플은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메일, 페이스타임(영상 통화), 아이메시지(텍스트 메시지). 누구도 이 세 가지를 헷갈리지 않는다.

반면, 구글에는 2개의 클라우드 메일 클라이언트(지메일과 인박스), 3개의 음성과 비디오 앱(구글 보이스, 행아웃, 듀오), 그리고 2개의 메신저(행아웃과 알로)가 있다. 그리고 대부분 사용자들은 어떤 서비스가 금방 중단되어 사라질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알로가 아이메시지보다 더 나은 이유 
구글 메신저 중 하나는 아이메시지의 단기 삭제 메시지와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알로는 자동 삭제 메시지 기능 옵션이 내장되어 있지만, 오직 시크릿 모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시크릿 모드를 선택할 때 기본 설정은 ‘1시간 후 메시지 자동 삭제’다. 설정 메뉴에서 삭제 주기를 5초에서 1주 단위로 변경할 수 있다. 물론 메시지가 절대 만료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애플 아이메시지는 애플 하드웨어와 운영체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구글 알로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플랫폼 모두에서 구동된다. 그러므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알로를 사용해 문자메시지 없이 서로 채팅할 수 있다.
 

대화 도중 어시스턴트가 수행한 구글 검색.

알로 최고의 기능은 차세대 구글 나우(Google Now)의 일종인 어시스턴트다. 현재 알로는 어시스턴트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다. 올해 말 구글은 아마존 에코와 비슷한 홈(Home)이라는 이름의 음성 인식 스피커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홈에서도 음성 제어로 어시스턴트를 활용하게 된다.

알로에서 어시스턴트를 직접 활용하면, 구글 포토(Google Photos)에서 가져온 사진을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 사진을 보여줘”라고 말하면 구글 포토에서 사용자가 키우는 개 사진과 다른 사람들의 개 사진을 웹에서 검색해 함께 보여주는 옵션까지 제공할 것이다.

또한, 지메일이나 인박스 계정에도 접속한다. 어시스턴트에게 “존에게서 온 이메일을 보여줘”라고 말하면 가장 최근 2개의 이메일을 보여주고, 추가로 “어제 내 이메일”같은 다른 옵션도 보여준다.

타야 할 비행기 정보를 물어보면, 어시스턴트는 이메일 비행기 티켓 구입 내역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포맷된 리스트로 비행 세부 내역을 보여준다. 내일 예정된 회의, 다음 회의, 또는 월요일 예정 회의를 보여 달라고 해도 어시스턴트는 구글 캘린더에서 정보를 가져와 알려준다. 알로 내부의 캘린더에 아이템들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기능은 직접 사용했을 때는 작동되지 않았고 타이머나 알람 셋팅도 되지 않았다.

알로에서 바로 구글 검색을 시작할 수도 있다. 알로에 검색 결과 샘플을 나타나게 하거나 모바일 브라우저로 이동해 구글 검색 사이트에서 볼 수도 있다.

어시스턴트 검색 및 수행 결과를 단체 채팅에 가져와 관련된 사람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기능이 하이라이트다. “@google play games”를 입력하면 혼자 또는 그룹 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앱 결과를 제공한다.

구글 알로가 제공하는 인공 지능은 총 두 종류다. 어시스턴트와 스마트 리플라이도 있다.

스마트 리플라이는 11월 3일 구글 인박스에 데뷔했다. 이 단순한 기능은 본격적인 인공 지능에 기반을 둔다. 알로에서 스마트 리플라이는 답장을 보낼 때 한 가지 이상의 옵션을 준다. 답장 버튼을 누르면 한 번에 선택하고 바로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 리플라이가 사용자에게 제안하는 답장은 일반적이고, 짧고, 비격식적이다. “OK, 고마워,” “좋네” “그럴게” 등의 답장이다.

필자가 아들과 처음 알로를 사용했을 때, 우리는 스마트 리플라이 옵션만을 고르면서 충동적으로 응답했다. 스마트 리플라이만 가지고 오랫동안 대화를 이어갔는데, 마치 인간 사용자를 대신해 구글 인공지능끼리 대화하는 기분이었다.

스마트 리플라이는 가끔 스마트하고 가끔은 그렇지 못하다. 남자 동료에게 답장을 보낼 때 “고마워, 자기”라는 답장을 제안하기도 했다. 확 선택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직접 수동으로 답장을 작성해서 보내야 했다.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과 달리, 구글 인박스 앱에서 알로가 사진과 이모티콘 메시지를 받으면, 구글 AI가 이미지를 보고 콘텐츠를 “이해”하며 제일 “스마트”하다고 생각되는 답장을 제시한다. 필자는 처남에게 피자 사진을 보냈는데, 처남의 알로는 “나 이탈리아 음식 좋아해”, “냠냠”, “맛있어 보인다”라는 스마트 리플라이 답장 내용을 제시하면서 주변 이탈리아 식당 링크를 제공했다.

피자 음식점 링크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프리뷰 에디션”에 나온 아직 개발 중인 기능이다. 구글은 이 답장들이 사용자의 스타일에 맞춰 진화할 것이라고 공언한다. 구글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자가 인공지능을 더 많이 쓸수록 기능이 더 향상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구글 어시스턴트가 알로에 탑재될 것이라는 기사가 등장했다. 대다수 사용자는 어시스턴트가 연락처 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람 같은 존재로 상상했고, 어시스턴트에게 질문을 하면 구글 나우 같은 답변을 얻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시스턴트는 사용자의 대화를 듣고 대화 도중 도움되는 정보를 던져주는 형태로 나타나 놀라움을 안겼다.

그렇다. 구글의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모든 대화를 따라가며, 대화에서 주고받는 모든 사진과 이모티콘을 “이해”하고 다양한 유형의 옵션을 제시하면서 대화에 “참여”한다.

써 보면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알로를 설치하고 사용할 가치가 있을지 대해 필자의 의견을 묻는다면 물론 써봐야 한다고 답할 것이다.

보안, 편의성, 또 다른 메신저에 대한 선호 등 타인과의 대화에서 알로를 쓰지 않을만한 타당한 이유도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어시스턴트 하나만으로도 알로를 쓸 이유가 충분하다. 업데이트된 구글 나우 기능을 완전한 대화 인터페이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가히 환상적인 경험이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 기반 가상 비서가 아니라는 반론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알로 메신저에 직접 내장돼 있어 가장 활용하기 쉬운 인공지능 기반 비서라는 주장에 반대 의견을 제시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메신저는 잊어라. 발끝에 따라올 정도의 비슷한 존재도 없는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알로는 없어서는 안 될 다목적 인공지능 봇으로 기능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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