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광케이블 추가 없이 전송 용량 4배↑"

정현도 ETRI 선임연구원(오른쪽)과 이서영 연구원이 광통신 부품 기술을 코랜망을 통해 시연하는 모습 [ETRI 제공=연합뉴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고화질(HD)급 영화 50편을 1초에 보낼 수 있는 광 송·수신 기술을 내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위한 초당 400기가비트 급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나온 광 송·수신 부품은 크게 두 가지다.

초당 400기가비트 급 광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수신하는 소자와 전기적 신호를 광통신망으로 보내는 데 필요한 파장 가변 광원 소자 등이다.

ETRI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광수신 소자 및 모듈 [ETRI 제공=연합뉴스]

연구진은 핵심소자를 직접 만들고서 이를 광 모듈에 집적해 초소형 부품으로 구현했다.

크기는 각각 광 수신 소자 3㎝×1㎝, 광 송신 소자 2㎝×1㎝다.

광 송·수신을 위한 부품은 그간 외국산을 조립해 만들어 써 왔는데, 이를 국산화한 것이라고 ETRI는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전달망은 초당 100기가비트 안팎이었는데, 이를 초당 400기가비트까지 끌어 올렸다.

광케이블이 깔린 네트워크 고속도로를 기존 대비 4배 크게 확장한 개념이라고 ETRI는 덧붙였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광 송신장치

상용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시연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은 전송확인을 위해 지난달 대전 유성구 연구원 내 4동 실험실에서 신호 생성기를 통해 전기 신호를 만들었다.

이 신호를 빛에 실어 광섬유망을 통해 서울까지 보내고서 다시 대전까지 왕복으로 전송했다.

왕복 시험 거리는 총 510㎞에 달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미래 네트워크 선도 시험망(KOREN)을 이용했다.

ETRI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추가적인 광케이블 포설 없이 광 송·수신 장비 교체만으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TRI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초소형 광원 모듈 [ETRI 제공=연합뉴스]

전송 용량을 변경하기 위해 하드웨어를 바꿀 필요도 없다.

김종회 ETRI 광통신부품연구그룹장은 "실리카나 폴리머 등 저가형 소재를 사용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며 "다양한 데이터 용량을 부품 교체 없이 기존 광케이블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기반 플렉시블 광노드 핵기술 개발 지원으로 이뤄졌다.

국내·외 특허출원 17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급 논문 11편, 광 부품제조업체 등 기술이전 7건 등을 함께 진행했다.

지난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3년 안에 초당 1테라비트급 전송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wald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3/06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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